인스턴트 라이프는 전자렌인지의 발명과 함께 크게 격동했습니다. 그리고 본인은 군대에서 그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활용을 분석하고 연구했었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이제는 왕도라고도 할 수 있는 냉동식품 몇가지를 추천해볼까 합니다. 냉동이란 단어의 울림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 변치 않고 상하지 않고 곰팡이 피지 않는 냉기의 은혜. 앞으로 얼음 마법을 쓰는 게임 캐릭터는 좀 더 사랑해주게 하는군요.

첫번째는 샤오롱. 딤섬이 어쩌고 하지만 결국 한국사람 기준으론 그냥 만두죠. 6개가 들어있고 포장 끝을 살짝 뜯어 2분정도 돌리면 완성입니다. 간이 다 되어 있어 따로 간장이 필요하진 않지만 심심하게 느껴지신다면 참소스를 추천합니다. 6개중 한개를 들어올리고 그 자리에 참소스를 반정도 채우면 적당하더군요. 아무래도 조미가 되어서 나와서 보통 간장은 조금 짜게 느껴집니다. 너무 빨리먹으면 육즙에 화상을 입을 수 있을 정도로 촉촉한 느낌이 일품.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적당하니 훌륭한 야식으로 냉동실을 지키고 있습니다.



다음의 추천 제품은 치즈 피자. 피자는 어차피 치즈가 들어가니 단어의 중복이라고 생각되는 작명센스지만 맛은 괜찮습니다. 정말 치즈가 주를 이루는 바람에 다른 맛은 별로 안느껴지거든요. 햄도 아주 조금 채소도 아주 조금. 그러한 이유로 냉장고 청소할 때 좋은 냉동식품이기도 합니다. 배보다 배꼽이 될 수 있지만 청소란 의미로 냉장실에 남아있는 야채나 치즈, 햄따위를 올려서 돌리면 훌륭한 맛을 보장하죠. 피자가 해외에선 그런 용도로 쓰이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베이크 핫도그는 조금 아쉬움이 있습니다. 따듯한 핫도그를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애초에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고, 빵집과 토스트 가게라는 강력한 라이벌들이 인스턴트 라이프를 지탱하고 있는 시점에서 경쟁력이 없는 제품이지요. 치즈 피자는 아무래도 혼자서는 피자 한판이 부담되는 시점에서 적정한 느끼함 지분을 제공하지만, 빵은 충분히 1인분이 존재하고, 적당히 조리된 많은 제품들이 쏟아져서 그렇게 절실하지 않은 아이탬이더군요. 맛이 없지는 않지만 그냥 평이한 맛이라 더 평가가 짜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세상은 점점 좋아지고 24시 운영하는 패스트푸드점을 하나 둘 발견해가는 와중에도 냉동식품만은 꾸준히 위장을 채워 줄 것 같아서 안심됩니다. 무엇보다 왠만하면 젓가락만 설거지하면 되거든요. 젤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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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한대로 할 수 있는 다인용 게임들 찾는 중입니다. 배드랜드가 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식이지만 많지 않더군요. 검색도 막연하고, 영어로 고통받다 이 글을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목록부터 시작해서 차차 스크린샷을 포함한 간략한 설명을 추가하겠습니다. 생각보다 큰 작업이 되겠지만, 블로그 방문자수가 확실히 늘어날 것 같아서 미리 행복해집니다. 본업은 수학블로그라고 생각중이지만...


OLO, Multiponk, Carcassonne, BADLAND, Catan HD, Small World 2, Agricola, King of Opera


BADLAND

https://itunes.apple.com/us/app/badland/id535176909?mt=8

배드랜드에서 멀티 기능이야 부수적인 부분일 뿐이지만 상당한 수준으로 만들어두었습니다. Coop과 Multiplayer 두 가지 방식으로 접근 대상도 다양하지요. Coop은 친구와 협력해서 싱글모드를 함께 할 수 있고, Multiplayer는 일종의 대전모드로 가장 오랫동안 살아남거나 제일 앞서 골인지점에 들어온 사람에게 10점, 2등은 6점이 매 라운드마다 점수를 얻어 경쟁하게 됩니다. 클론이 많아지면 1점 추가지요.


Multiponk

https://itunes.apple.com/us/app/multiponk/id366322908?mt=8

벽돌깨기의 추억이 있으시면 더 재미있는 4인용 핀볼입니다. 벽돌깨기의 고수라고 자부하신다면 당연히 모서리로 공략하시겠지요? 어린 사용자를 위한 Baby 모드, 아이탬 및 장애물이 더 많이 나오는 Crazy 등 5가지 모드로 지루하지 않고, 각종 아이탬에 공들끼리 충돌하기도 하는 듯 꽤 정신없는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약간의 팁이라면 게임하면서 친구들과 자리를 바꿔주셔야 더 다양한 패턴이 나와서 즐겁게 되지요.


OLO

https://itunes.apple.com/us/app/olo-game/id529826126?mt=8

게임화면을 그대로 제목으로 가져온 컬링게임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단순한 조작과는 별개로 머리를 쓰는 게임이지요. 빨간 공은 빨간영역에, 파란 공은 파란영역에 올려놔야 1점. 너무 세게 밀어 하얀 부분에 도착하면 공을 빼앗기게 됩니다. 게임이 너무 길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한 차례가 지나면 그 뒤로는 흰 부분에 있는 공은 사라지게 되어 한판 한판이 짧은 것도 장점. 4인 플레이의 경우 2 대 2로 팀을 짜서 승리를 위해 협력해야 합니다.


Carcassonne

https://itunes.apple.com/us/app/carcassonne/id375295479?mt=8

보드게임들이 아이패드로 많이 이식되었지요. 그중에서도 간단한 룰과 간단하지 않은 치밀한 전략을 요구하는 카르카손입니다. 실제로 저런 이상한 성벽들이 가득한 프랑스 남부 지역을 모델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다른 보드게임들에 비해 가장 큰 장점이 있다면 어느 방향에서 바라보던 상관 없다는 점이죠. 직관적인 조작과 온라인 대전 또한 잘 이루어져 있고, 솔리테어 게임도 있어 혼자서도 외롭지 않습니다. 5인까지도 가능합니다.


King of Opera

https://itunes.apple.com/us/app/king-opera-multiplayer-party/id408697793?mt=8

워낙 유명한 게임이라 사족을 달기가 어렵군요. 6가지 맵과 5가지 플레이스타일로 30가지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단순한 조합 문제였군요. 다인용 파티 게임만을 목적으로 만들어져서, 배드랜드와 달리 혼자서는 그렇게 즐겁지 않더군요. 그래서 제 마음속의 베스트는 역시 배드랜드입니다. 여럿이 하면 익숙하지 않은 조작으로 발버둥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Small world 2

https://itunes.apple.com/us/app/small-world-2/id364165557?mt=8

특별한 능력과 다양한 종족들로 게임이 복잡해보이지만 막상 배우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좋은 점수를 내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지요. 치열한 견제와 생존을 위한 투쟁으로 함께하기엔 너무 좁은 세상입니다. 5명까지 가능하긴 하지만 패드를 넘겨 받아서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2인 모드는 서로 마주보고 앉아있으면 스스로 화면을 돌려줘서 편리하지만 다인용은 번거롭더군요. 보드게임류는 5인까지 가능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네요. 스팀과 안드로이드 버전까지 존재하는 막강한 사용자풀을 가지고 있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Agricola

https://itunes.apple.com/us/app/agricola/id561521557?mt=8

척박한 중세엔 살아남는 것만으로 충분히 벅찼지요. 다른 게임들에 비해 덜 경쟁적이지만 한정된 자원으로 가정을 꾸려나가야 되는 가장의 입장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농사도 짓고, 양도 기르고 한가로운 목가에서 부지런히 생활해야 합니다. 가족을 굶기면 여러가지 의미로 안되거든요. 이것역시 보드게임 기반이라 5인까지 가능합니다. 스몰월드처럼 2인대전을 위한 화면전환 기능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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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

다른 사람에 입장에 서서 생각한다. 참 좋은 말이지만 실제로 실행에 옮기는 얼마나 어려운가? 중학생, 고등학생에게 수학을 가르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초심을 잃곤 한다. 애들은 왜 이렇게 공부에 관심이 없나부터 시작해서, 왜 이것도 못 알아듣는 건지, 더 나아가서 다들 수학에 재능이 없다는 생각마저 할 때쯤에는 자기혐오로 끝나곤 한다. 더 재미있고 더 유익한 수업을 할 생각을 해야 하지만, 이기적이게도 모든 원인을 학생들에서 찾으려 시간을 낭비하곤 한다. 다행히도 늘 잘난 것 같은 선생님의 입장에 항상 있지는 않다. 

수요일 3시 30분이 되면 피아노를 배우러 3층에 있는 수학학원 밑에 2층 피아노 학원 수강생이 된다. 피아노 선생님은 연세가 60세 되는 기초 한국어가 되는 러시아 분이시고 짧은 인생이었지만 여태까지 가까이서 바라본 가장 위대한 연주자이기도 하다. 이제 강제적으로 처지가 바뀌게 되어 선생님은 학생이 되어서 피아노 앞에서 몸부림치며 내 수업시간을 반성하게 된다. 그 잘났던 수학 선생님도 피아노 앞에서 하나를 배우면 하나를 잊고, 지난 시간에 배운 것은 또 틀리고, 연습은 게을리 해왔다. 하스스톤을 조금만 하고 피아노를 더 연습해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농땡이로 일주일을 보내고 맞이하는 수요일 오후는 언제나 부끄럼뿐이다. 안나샘은 아주 친절하게 가르쳐주시기 때문에 더욱더 죄책감은 커진다. 

이윽고 레슨이 끝난 수요일 이후 내 강의는 친절해진다. 애들은 이 이유를 모르겠지. 그냥 미친 수학자의 변덕이라고 생각할 것 같다. 항상심을 유지하지 못하고 금요일쯤이면 다시 부족한 학생들에게 분노 폭발하고, 주말을 게을리 보내고 월요일과 화요일 벼락치기로 레슨준비를 하고 수요일에 반성하고 이런 식으로 일주일이 굴러가는 것 같다. 그동안 디지털 피아노 10개월 할부가 끝난 사실이 시간은 성실하게 흐르고 있다는 반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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